경영

조직 창의성을 높이는 ‘브레인스토밍 제대로 하는 법’

정명원 2014. 6. 27. 16:45
조직 창의성을 높이는 ‘브레인스토밍 제대로 하는 법’
기사입력: 14-06-24 14:47   조회40      별점:
- 사람들은 집단으로 일할 때 오히려 일에 더 나태해지기 쉬워
- 여러 팀으로 구성원 꾸리면 창의성 제고에 도움


극심한 경쟁과 경기의 침체로 위기에 처한 A사.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10여 명의 경영진들이 모여 창조적인 아이디어 만이 살 길이라고 뜻을 모았다. 바로 이어서 브레인스토밍에 들어간다. ‘나쁜 아이디어란 없다’, ‘비판 없는 아이디어 제시’, ‘기존의 틀을 깨라’ 등의 규칙을 내세우고 시작한 브레인스토밍.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일부 참가자들은 내내 굳은 표정으로 입을 열지 않는다. 일부는 의견을 내 보려고 하지만, 결국 소수의 참가자들이 세션을 주도한다. 이 과정에서 아이디어들이 무작위로 제시된다. 일부는 흥미롭지만, 대부분 허황됐다. 주어진 시간이 끝날 때쯤 많은 임원들은 이 세션의 효과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 진짜 브레인스토밍은 효과가 있긴 한 걸까?


브레인스토밍은 1940년대에 알렉스 오스본이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 창안한 기법이다. 오스본은 사람들을 방 안에 모아놓고 간단한 규칙들을 따르게 하는 것만으로도 창조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혼자 일할 때보다 집단으로 일할 때에 성과가 2배가 된다는 오스본의 말에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 기법을 채택했고, 70년이 넘도록 창의성에 관해서는 세계를 정복하고 있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이다.

 

이후 브레인스토밍의 효과에 관심을 가진 심리학자들은 실험에 통해 효율성을 입증하고자 했다. 브레인스토밍으로 아이디어를 내는 그룹과 같은 숫자의 개인이 아이디어를 내게 하는 하는 그룹을 비교하는 다양한 실험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그 결과는 생각과 달리 부정적인 것들이 많았다. 영국 켄트 대학의 브라이언 뮬런 연구팀은 브레인스토밍의 효율성을 검증한 연구 20건을 분석해 보았다. 대다수 실험에서 혼자 일한 사람들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훨씬 훌륭한 결과를 내놓았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그룹지니어스라는 말도 있는데,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 그 원인은 링겔만 효과때문이다. 사람들은 혼자서 일할 때에는 전력을 다하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하게 되면 오히려 노력을 덜하게 된다는 것이다. 집단으로 일할 때에 나태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혼자서 일하면 일의 성패가 모두 자신의 능력과 노력에 달리게 된다. 성공의 영광과 실패의 책임을 고스란히 자기 어깨에 지게 된다. 그런데 추가적인 노동력이 투입되면, 즉 집단으로 일하게 되면 성공을 거두더라도 돌아오는 영광이 적을 뿐 아니라, 실패하게 되는 경우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할 수 있다. 이런 무의식적인 심리가 개인의 나태를 가져올 수 있다. 브레인스토밍이 효과적이 못한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이런 심리 때문인 것이다.

 

그렇다면 창의성 진작에 있어, 브레인스토밍은 정말 효과가 없는 것일까? 다행히 성공적인 브레인스토밍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찰란 네메스와 마거릿 오미스턴은 집단내 구성원을 바꾸는 것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브레인스토밍을 할 때 항상 같은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팀과 절반의 구성원을 바꾼 팀을 비교했더니, 구성원을 바꾼 팀이 아이디어를 제안한 건수도 많았을 뿐 아니라, 아이디어의 질도 더 나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즉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얻으려면 항상 같은 사람들로 팀을 만들기보다는 가끔씩 구성원들을 바꾸어 주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거다. 이 결과는 창의성 측면에서는 여러 팀 사람들로 구성된 프로젝트 조직, 메트릭스 조직이 효과적임을 시사한다. 새로운 구성원이 가진 새로운 시각의 아이디어가 첨가되면서 창조의 시너지가 날 수 있는 것이다.

 

새로운 시각이라는 관점을 생각한다면 창의성에 있어서는 전혀 다른 아웃사이더의 관점을 받아들이는 것이 창조적 해결책에 찾는데 도움이 된다.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세계적인 제약회사 엘리릴리에서 2001년에 시도한 이노센티브라는 웹사이트다. 신약개발의 벽에 부딪힌 엘리릴리의 그레이엄 빙엄 부사장은 어려운 과학적 난제를 온라인으로 공지하고 문제마다 보상금을 걸었다. 많은 난제들이 제시되었지만 하나만 풀려도 성공일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몇 주가 지난 뒤부터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한 답들은 의약전문가들을 놀라게 한 창의적인 해결책들이었다. 내부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이노센티브는 2년만에 P&G GE같은 대기업의 난제들도 해결하는 독립사업체로 발전했다.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인 기업에서 풀지 못한 문제들은 아마추어들이나 전혀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해결하고 있다. 이노센티브는 바로 아웃사이더의 관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웅변하고 있다.

 

창조적으로 문제를 풀고 싶었던 A. 경영진, 중간관리자, 직원들이 같이 모였다면 결과는 어떠했을까? 고객들, A사와 관련 없는 분야의 전문가 의견을 참조했다면 더욱 새로운 시각의 해결책을 찾는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